스타트업 스쿨 회고

스타트업 스쿨 회고

October 18, 2022
회고

멋있는 사람들이 다 모인 곳. #

1년이나 지났지만 그 장소, 그 사람들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바이브가 그립다. 다들 스타트업을 하려고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모두 행동력이 좋았다. 나는 굉장히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인데 운이 좋게도 좋은 사람들이 다가와줘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. 뭔가 나 자신이 상대적으로 너무 부족한 느낌이 들어 나를 더 크게 포장하곤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너무 부끄럽다. 겸손하고도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.

배운 점. #

멘탈과 관련해서 #

내가 느낀 것은 아이디어 자체는 정작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. 그 사람, 구성원이 얼마나 진지한지, 구현의 의지가 강한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. 하나 더 달자면,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좋은 생각을 죽일 수 있는가. 투자자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, 나 자신이 나를 봤을 때. 나는 냉정하지도 못했고, 순진했고, 진지하지도 못했다.

투자와 관련해서 #

이 과정 전에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.

  1.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->
  2.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->
  3. 투자를 받으러 다닌다 ->
  4. 투자금으로 구현한다. ->
  5. 사업화한다.

이후에는 조금 달라진 것이

  1.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->
  2. 구현한다 ->
  3. 사람들이 사용한다면 ->
  4.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-> … ->
  5. 사업화한다.~

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겠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걸려도 이게 맞는 순서인 것 같다.

개발과 관련해서 #

작은 앱의 개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기술 요구사항에 맞는 대안들을 조사해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.

AWS가 아닌 Firebase를 배포 환경, 백엔드로 정한 이유는 구글의 프리티어 정책이 더 실패 시에 안전해보였고, 앞으로 사업화가 되더라도 앱 서비스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사업이 활발해보였다. AWS도 동일한 지원 정책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동일하다면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구글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보였다. + 기술 문서, 콘솔 인터페이스가 더 배우기 쉬웠다.

사용자가 많아지는 경우 AWS가 더 비용적으로 효율적이라고 하지만 그건 그 때가서 마이그레이션하면 될 것으로 판단했다. 사용자가 많은 경우 투자 유치도 쉬워질 것이고, 돈이 있다면 사람을 구할 수 있다. 비용 효율성은 그때 가서 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. 당장은 빠른 구현이 최우선이었다.

그리고 가장 큰 이유, 구현하려한 비디오 SNS 서비스는 사용자 컨텐츠 검열이 큰 숙제였는데 구글에서 제공되는 머신러닝 API를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 AWS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당시 인공지능은 구글이 더 낫다는 글들을 많이 보아서 결국 구글로 결정하게 되었다.

아쉬운 점 #

나 자신에게 정말 많은 기대와 실망을 했던 기간이었다. 나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무리한 계획을 세웠고, 다트와 플러터를 써보고 싶은 욕심과,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앱을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일차원적인 판단으로 커리큘럼에서 가르쳐주는 기술 스택을 사용하지 않았다.

그 때문에 개발에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었던 팀원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켰고, 결과적으로 좋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. 충분히 소통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소통이 아니었다. 결국 개발에 관한 부분은 아주 조금이나마 더 알고 있는 내 판단을 존중해주었었고, 나는 그 때 내가 아니라 팀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했어야 했다. 내가 그 사람들의 학습 기회를 박탈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.

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나의 욕심은 반드시 없앨 것이다. 정말 후회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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